요즘 일상
이제 한국 온지 한달차, 해외에서 지내다 정신과 몸이 아팠던 것도 조금씩 치유되면서 다시 예전처럼 꾸준히 주짓수 도장에 나가기 시작했다. 4년이란 시간 동안 많이 변했다. 당시 흰띠 였던 친구들이 이제 블루 3그랄, 당시 블루였던 친구들이 퍼플 2그랄이 되면서 흐뭇하기도 하면서 나도 다시 꾸준히 해야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요즘 다시 꾸준히 주짓수 수련 하면서 과거에 수련했던 나를 떠올리게 된다. 열심히 수련 일지도 적어 봤고, 유튜브 영상도 열심히 보고 매일 기술을 연습해보며 왜 안될까를 고민했던 시간이었다. 물론 학교 숙제가 아니라서 너무 너무 재미있게 연습을하며 내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 인생을 주짓수가 바꾸었다고 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런 열정은 좀 사라진것 같다. 하지만, 꾸준히 다치지 않고 하기 위한 고민은 계속 되어야 할 것 같다.
주짓수의 3원칙
첫 스승님에게 주짓수를 배웠을때 주짓수의 3가지 spirit 혹은 정신이라고 할 것에 대해 알려 주셨다.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아마도 이랬던 것 같다. 1. 발리투도(무규칙 격투), 즉 격투로서의 주짓수 2. 호신으로서의 주짓수 3. 스포츠로서의 주짓수 →이 3가지를 골고루 갖추라고 얘기를 하셨던 것 같다.
최근에 MMA를 통해 주짓수가 좀 대중화되면서 일반인들도 접근 가능토록 스포츠로서의 주짓수 수련이 늘어가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땀 흘리고 운동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지 누구를 때려 눕히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자 이 기술을 좀더 실전성 있게 쓸 순 없을까 하는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근 주짓수 경향
원래 주짓수가 미국에서 유명세를 탔던 이유는 그 실전성에 있었다. 하지만 내가 입문했던 20013년경 정도부터 인가 아니면 그 전 언인가는 모르겠지만 좀더 주짓수가 스포츠화 된 형태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 있었다. 적어도 한국은 당시에는 그 과도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깃에 많이 의존하는 기술, 앉아서 싸우는 걸 선호하면서 스탠딩 기술을 좀 등한시 하는 경향, 지도자들도 실전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가르치는 경향, 대회에 도입되는 포인트(점수) 제도로 인한 잔머리 등등 때문이 아닌가 혼자 생각해본다.
앞서 말한 것들이 나쁘다고 탓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 3가지 정신(격투, 호신, 스포츠)의 밸런스가 요즘 주짓수에 깨진게 아닌가 판단이 들고 그 균형을 잡으면서 스스로 훈련해나가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
* 사실 50살 가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균형(Balance)이다. 돈이 너무 많아도 좋지 않고, 과도하게 운동만 해도 좋지 않고, 욕심이 너무 많아도 안되고 너무 적어도 문제다. 입법, 사법, 행정부가 서로 균형을 맞추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민주주의인 것 처럼 Balance를 맞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Balance만 맞추다 보면 또 발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균형이 깨지면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또 다른 분야가 성장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한다. 갑자기 얘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Stop!
사례 : 베림보로(Berimbolo) 기술
초보자들에겐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다. 그리고 처음 이 기술을 보게되면 "이게 뭐야?" 하면서 놀라면서 멋지게 보인다. 나도 그랬다. 입문시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연히 알게된 이 기술은 감히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연히 Berimbolo 기술을 할 줄 아는 사람과 스파링을 할때면 "이게 도데체 뭐야?" 하면서 알면서도 당하는 기술이었다. "저런건 몸이 과하게 유연해야지만 가능할거야.", "나 같은 일반인은 안되는 거야."라며 스스로 위안하곤 했다.
하지만, 주짓수 수련한지 약 2년이 넘어서면서부터 정확히 얘기하면 당시 나 같은 흰띠 맨 친구들도 Berimbolo를 하는 친구들이 생겨났다. 이게 알고보니 옆구르기 동작을 많이 연습하다보면 베림보로의 기초는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동작이었다. 그래서 나도 유튜브 비디오를 보며 열심히 연구하고 연습한 결과 어느 순간부터는 베림보로가 내 주특기가 되어 있었다. 적어도 나보다 벨트가 낮은 친구들한테는 백발백중 먹히는 기술이었다. 왜냐하면 이 기술은 몸의 상하체가 뒤집히면서 처음 당하는 사람은 몸의 밸런스가 완전 무너진 상태를 만들기 때문에 상대가 무거워도 먹히는 기술이었다. 어쨌든 이 기술이 나도 되는걸 아는 순간부터 한동안 열심히 베림보로(Berimbolo)를 파고 들어서 여러가지 변형기술도 몇가지는 할수 있게 되었고 스파링할때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요즘 주짓수는 주로 도복을 입고 하는데 문제는 베림보로 기술은 상대 깃을 잡아야 잘 들어가는 기술이었다. 깃이 없다면 이 기술을 쓰기가 매우 어려워 진다. 노기(No-gi) 기술로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내가 외국에서 살때 외국인들과 노기 스파링을 주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베림보로 기술 걸려다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 했다. 물론 내가 베림보로(Berimbolo)의 장인도 아니고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이 기술에 대해 뭐라 평할 입장은 아지니만 적어도 내가 적용해본 바로는 그랬다.
문제는 이게 내가 매트에 누워 상대 한쪽 발과 깃을 잡은 상태에서 기술을 건다는 것이다. 즐기는 스포츠의 주짓수로서 이 기술은 OK. 근데 만약 이게 실전 격투라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다. 우선 상대가 일반 복장이라면 아마 유효하게 먹히기 어려운 기술로 판단된다. 무었보다 스탠딩으로 서 있는 상대가 나머지 발로 나를 차 버린다면 방어하는 수단이 없다. 그냥 상대에게 짓밟히기 쉬울 걸로 보인다. 그래서 실전격투로서의 주짓수 입장에서 볼때 베림보로(Berimbolo) 기술은 내 입장에서 탈락.
그래서 나는...
사실 내가 잘하고 즐겨하던 기술을 스파링에서 쓰지 않는다는 것은 어렵다. 본능적으로 위험 상황에 직면하면 익숙해진 동작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꾸준히 하면 기본자세가 바뀐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델라히바 가드에 이은 베림보로 기술을 가능하면 적게 쓰려고 한다. 또는 노기(No-gi)에서도 잘 쓰는 방법이 생기거나, 실전 격투에서도 잘 먹히는 방법을 찾게 되면 다시 시도해볼 예정이다. 그동안 스포츠로서의 주짓수로 해 왔다면 앞으로는 좀더 실전성 그리고 호신으로서의 주짓수에 역점을 두고 밸런스(Balance)를 맞춰봐야 겠다.
아! 그리고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 잊지말고 하려고 한다. 자주 구르다 보니 담이 살짝 온다. 요가를 한번 배워볼까 요즘 고민중이다. 체육관이 온통 매트인데 요가매트 살 필요도 없고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생각이 든다. ㅎㅎ